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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 서평 - 인문학사랑

by 여수시 2022. 7. 14.

책 속의 이야기

바야흐로 20세기는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시대였다. 전쟁의 승리로 인한 세계 패권의 역사 기록, 특별히 반공 이념이라는 색을 입힌 '서구 사적 역사관'은 20세기의 주요 사건에 대한 관점을 흐릿하게 하였고, 이는 현재 우리가 보는 세계사적 관점 또한 왜곡시키는 듯하다. 세계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현재를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올바르게 알아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1,2차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 중국의 국공내전, 베트남 전쟁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내전과 같은 주요 사건들을 간략하게나마 머릿속에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고 "역사는 아와 비와의 투쟁이다"라고 말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표현이 떠올랐다.
책에서 나온 드레퓌스 사건의 재심 요구파와 그 반대파의 성격은 '아'와 '비아'를 설명하는 예시가 될 것 같다.
"인권을 탄압해도 된다고 믿는 군국주의자, 인종주의자와 유대인 탄압을 위해 대중을 선동한 기독교 맹신자(극단적 기독교 근본주의자) , 사회혼란은 어떤 것이든 경제발전을 저해한다고 생각한 자본가들이 재심 반대파를 형성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인종차별에 반대한 휴머니스트, 사실과 진실에 의거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식인과 법률가, 모든 종류의 차별과 불평등을 거부한 사회주의자가 있었다."(p40내용)

드레퓌스 사건 이후 일어난 수많은 역사적 주요 사건들 역시 그 본질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표현처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배하려는 '아'와 그에 대항한 '비아'의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게 읽은 사건은 한국전쟁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국공내전이었다.
과거 통합되지 못한 거대한 땅에서 각 군벌이 찢어져 저마다 세력 다툼을 하며 힘없는 민중들의 피를 빨아먹던 시절, 농민과 민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조직된 마오쩌둥의 공산당과, 지주와 자본가 그리고 서방세력의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배경으로 조직된 장제스의 국민당. 이 두 세력은 각자 다른 성격의 통합을 위해 대결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한 때 항일투쟁이라는 목적을 위해 뭉치기도 했지만, 결국 '아'와 '비아'의 투쟁의 결론을 맺기 위해   다시 대결하였고 결과는 '비아'의 승리로 역사의 한 획을 남겼다. 이후 발생한 한국전쟁에서 이 '비아'의 주축 병력이 남침의 선발대라는 사실은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서 아주 민감한 역사이다. 아무튼 국공내전에서 과연 어느 세력이 정의로웠나?라는 질문에 유시민 작가는 그 투쟁의 과정에 있어서 만큼은  '비아'가 정의로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러시아 혁명 후 스탈린의 공포정치, 중국의 천안문 사건(서구에 의해 다소 조작된 부분이 있지만) 등에서 보여주듯 '비아'의 승리가 그 이후의 정의로운 세상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결국 인종주의, 민족주의, 자본주의, 공산주의 등 어떠한 '주의'도 절대적 선이라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하였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세계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서구식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제나, '신자유주의'라는 경제 체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 방식만이 선이고 다른 방식은 악으로 치부하는 이원론적인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 속에서 인간은 항상 과거를 기억해야 하며, 평화롭고 정의로운 인류의 공생의 길에 대한 고민을 중단해선 안된다.
역사를 망각하는 순간 '아'는 언제든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세계를 지배하며 '비아'를 억압하려 한다.
불행히도 세계의 굵직한 사건들은 '아'의 승리 또는 새로운 '아'의 탄생으로 인하여 '비아'의 역사는 보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서도 '비아'의 역사를 보존하고 계승하려는 투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덕분에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는 왜곡되고 감춰진 역사, 이를테면 제주 4.3, 5.18 광주 학살과 같은 많은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책의 끝부분에는 고르바초프의 소련 해체를 통하여 20세기의 문이 닫히고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었다고 말하며 그 이후의 세계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이에 계속되고 있는 세계사에 대한 나의 견해를 섞어 서평을 마무리하려 한다.
21세기 오늘날의 모습은 '세계화' 또는 '민주화"를 통해 제국주의 시대가 물러난 듯 보이지만,  아직도 세계는 곳곳에서 '내전'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각 나라의 내전의 전개는 책에서 나온 과거 중국의 국공내전, 팔레스타인 내전, 베트남 내전과 같이 각 나라에 반군을 키워 미국이 지원하는 양상으로 현재 일어나는 내전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1세기의 제국주의는 '세계화'나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각 나라의 내전을 통해 간섭하여 원하는 바를 이루는 전략이 주를 이루는 듯하다. 이렇듯 그럴듯한 가면 속에는 아직도 절대 선을 주장하며  폭력을 정당화했던 과거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언제나 '아'는 가면을 쓰고 자신을 감춘다. 이에 왜곡된 역사교육과 갖가지 이해관계가 얽힌 언론의 거짓, 편향보도가 더해져 우리들로 하여금 색안경을 낀 채 그들이 정당화시킨 세계를 바라보게 만든다. 역시 아는 것이 곧 힘인 것 같다.  '아'의 입장에서 쓰인 역사가 아닌, 감춰진 '비아'의 역사를 더욱 자세히 알고 싶다. 오래간만에 발동한 탐구정신이 책 완독 후 곧바로 이병한 작가의 「유라시아 견문」이라는 책을 꺼내보게 만든다.(다음 서평 예정)

개인적의견

저도 늦은 밤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서평을 올려봅니다..
조금 음모론적인 견해가 있는데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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